뭘 먹을지 뒤적이다 발견한 포테이토 플레이크.
오! 감자전을 만들어 보자.
이때까지 이걸로 만든 감자전이 가져올 충격을 상상하지 못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감자 플레이크로는 주로 매쉬 포테이토를 만든다.
하지만 우리집은 와이프님이 으깬 감자를 안 드시니 패스.
감자전으로 직진.
빠꾸는 없다.
부침가루도 함께 넣어주고.
이 부침가루를 찾을 때 감자 전분을 봤었다.
플레이크가 아니라 감자전분으로 갈아 탔어야 했는데...
처음 보는 플레이크에 꽂혀 생각하지 못했다.
양은 대강 눈대중으로 양푼 크기에 맞춰 넣었다.
눈대중의 위험성을 깨닫는 계기였다.
재난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다.
지난 계란찜에서 물보다 우유가 좋다는 걸 보고
반죽에 물 대신 우유를 넣었다.
200ml 하나 넣으니 뻑뻑하다.
200ml 하나 더 넣었다.
두 번 째는 반만 넣을까 하다 남겨서 뭐하냐 싶어 다 넣었더니 묽다.
충격적인 결말의 클라이맥스.
지난 핫케익 만들 때 아쉬웠던 버터.
식용유, 올리브유나 들기름 대신 버터를 썼다.
풍미를 위해...
처음엔 괜찮아 보였다.
그런데 뒤집으려니 찢어진다.
우유를 너무 많이 넣은 걸까.
기름도 모자란 것 같다.
이때만이라도 식용유, 올리브유나 하다못해 들기름을 넣었더라면... ㅠㅠ
호기롭게 버터를 하나 더 넣었다.
감자전이 찢어지긴 했지만
나빠 보이진 않았다.
접시에 담으니
우유가 좀 많이 들어가서 반죽이 묽어서 그렇지 뭐 나름 괜찮은데.
라는 오해를 했다.
매쉬드 포테이토를 후라이팬에 부친 느낌이다.
느끼하다.
말도 못 하게.
그래도 김치랑 먹으니 느끼함을 잡아줘 먹을 만은 했다.
김치랑 먹어서 양념장은 만들지도 않았다.
새로 꺼낸 김치를 한 통 다 먹었다.
배추김치 한통을 다 먹어도 느끼함이 가시지 않는다.
깍두기도 새로 꺼냈다.
오늘의 반성.
부침개 반죽엔 물이다.
우유는 고소함을 더해주지 않는다.
애초에 느끼한 부침개에 고소함을 더한다니!
난 무슨 생각을 한 거냐!! ㅠㅠ
부침개에 버터는...
느끼한 부침개에 느끼함을 더하다.
김치를 아주 많이 먹고 싶은 날이라면 추천할만하다.
이번 감자전은 아이도 한입 먹고 안 먹었다.
김치를 좋아하는 와이프가 많이 먹어줬다.
얼마 전 곤드레밥의 성공으로 자만했나 보다.
역시 자만은 실수를 불러온다.
그리고 포테이토 플레이크는 매쉬드 포테이토를 만드는 걸로.
감자전은 감자전분으로!
새해에 좋은 깨달음이다. ㅎㅎ
[관련 글]
초간단 곤드레밥 만들기 : 고기 씹는 맛이 나는 곤드레밥
'만들어 먹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간단 내 마음대로 맥앤치즈 마카로니 파스타 (26) | 2021.01.13 |
---|---|
초간단 곤드레밥 만들기 2탄 - 양념장 편 (10) | 2021.01.09 |
초간단 곤드레밥 만들기 : 고기 씹는 맛이 나는 곤드레밥 (14) | 2021.01.01 |
초간단 전자렌지 계란찜 도전기 (22) | 2020.12.28 |
크리스마스에 캠핑장에서 구워먹는 환상적인 이베리코, 토마호크, 양갈비 (18) | 2020.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