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와이프님이 아보카도를 사 왔어요.
카페에서 "아보카도 바나나주스?" 로만 만나보던 녀석을 집에서 먹는다니 뭔가 신기했어요.
참고로 아보카도는 까만 게 익은 거래요.
어느 날 집에 오니 자두가 있어요.
벌써 자두가 나오나?
웬걸 자두가 아니라 아보카도 씨였어요.
아이 보여주려고 아보카도 씨를 그릇에 담아둔 거래요.
그러고 보니 한동안 굴러다니던 아보카도가 사라졌어요.
와이프님이 썰어서 비빔밥해 드셨데요.
아보카도를 밥에 비벼먹는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연어 덮밥 같은 맛이래요.
음... 전 그다지 궁금한 맛은 아니네요. ㅋㅋ
문득 예전에 어느 카페에서 아보카도 씨를 키우던 게 생각났어요.
예전 망고씨 키우던 것처럼 이것도 키워보기로 해요.
인터넷에 찾아보니 물어 불려서 겉껍질을 벗기래요.
이미 물기 있는 그릇에 담겨 있어서 겉껍질은 쉽게 벗겨졌어요.
이번에 찾아보면서 알았는데 망고씨 심을 때는 딱딱한 껍질을 까고
안에 들어있는 콩같이 생긴 씨앗을 발아시켜 심는데요.
예전에 망고씨 심을 땐 그냥 통째로 심었어요.
그래도 잘 자랐는데 물을 너무 많이 줬는지 뿌리 파리가 생겨서 실패했었죠.
이번엔 통째로 바로 화분에 심지 않고 수경재배로 시작해 봤어요.
그렇다고 수경재배 키트는 카페에서 요거트나 샐러드 용기로 주는 일회용 플라스틱 겁을 이용했어요.
아보카도 씨가 물에 빠지지 않고 뚜껑에 끼여있도록 칼집을 내줬어요.
너무 많이 자르면 헐거워서 아보카도 씨가 물에 퐁당 빠져버리니
적당히 짱짱하게 잡아줄 만큼 잘라줘요.
[2023년 4월 9일]
물에 퐁당 빠지지 않게 잡아주고 있어요.
사실 이건 며칠 후에 보니 물에 빠져서 뚜껑을 한번 바꿨어요.
이렇게 아보카도 씨 수경 재배를 시작했어요.
[2023년 4월 15일]
6일 후.
아보카도 씨 아랫부분이 갈라졌어요.
잘 보면 안쪽에 뿌리 같은 게 보이 더라고요.
두근두근.
[2023년 4월 21일]
다시 6일 후 뿌리가 빼꼼 나왔어요.
12일 만이에요.
수경 재배는 변화 과정을 생생히 볼 수 있어서 아이가 신기해하고 좋아하네요.
[2023년 4월 22일]
하루 만에 뿌리가 제법 자랐어요.
생명의 신비란! ㅎㅎㅎ
[2023년 5월 1일]
다시 9일 후.
수경재배 시작 23일 만에 에일리언이 됐어요. ㅎㅎㅎ
이제 뛰쳐나가기 전에 화분에 심어줘야겠어요.
재미있으라고 대머리 빼꼼~ 올라오게 심었어요.
와이프님과 아이도 웃기다고 재밌어해요.
이렇게 빼꼼~ 심어두니 잘 관찰할 수 있어서 좋기도 하더라고요.
참고로 윗부분 갈색선은 아보카도 자를 때 난 칼집이에요.
[2023년 5월 14일]
화분에 심고 13일 후예요.
아보카도 씨가 완전히 반으로 갈라졌고
새싹이 올라왔어요.
무럭무럭 잘 자라네요.
[2023년 5월 21일]
다시 일주일 후.
화분에 옮겨 심고 20만에 잎사귀가 뾱! 나왔어요.
작은 잎사귀가 참 앙증맞네요. ㅎㅎㅎ
[2023년 5월 23일]
이틀 만에 부쩍 자랐어요.
잎사귀도 세 개가 되었네요.
이제 보니 아보카도 씨앗 몸체가 많이 드러났네요.
물을 주면서 흙이 파였나 봐요.
흙을 좀 덮여줘야 겠어요.
4월 9일에 수경재배 시작해서
45일, 한 달 반 만에 이 만큼 자랐어요.
정말 빨리 쑥쑥 자라네요.
이번엔 물을 너무 많이 주지 말고 잘 키워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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