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마시고

[서현점, 양재점] 재치와 유머가 함께 하는 와인 : 오늘 와인 한잔

부르릉방방 2020. 12. 6. 00:42

입맛은 돌고 돌아 요즘은 와인이 당긴다.

나이가 들어서 인지 음주 다음날 숙취가 심해졌는데,

2차로 와인을 마시면 숙취가 덜하다.

처음엔 알콜 도수가 낮고 많이 마시지 않아서 일까 생각했다.

하지만 기억이 끊겼음에도 숙취가 덜한걸 보니 요즘은 와인이 맞나 보다.

와인샾을 검색하다 찾아간 곳이 "오늘 와인 한잔"이다.

처음엔 양재점을 20분을 헤매다 갔다.

양재 먹거리 거리가 참 넓다는 걸 알았다.

오늘 와인한잔 양재점

매장은 아담한 사이즈.

이 날은 체인점인지 몰랐다.

서현에서 같은 이름의 매장을 보고 체인이구나 싶었다.

오늘 와인 한잔은 와인들에 별명을 붙여 놔서 재밌다.

같은 술을 마셔도 의미 부여도 할 수 있고, 

얘기 거리도 생기고.

오늘 와인한잔 메뉴판,, 와인에 별명을 붙여놨다.

이 날 마신 와인은 "오늘, 어제보다 많이 웃자"

이스페투. 스페인와인. 

코르크 마게가 아니다.

바디감이 떨어진다.

역시 싼 게 비지떡이다.

와인은 바디감이 떨어진다는 게 숙성이 덜 된 걸 의미하고,

숙성이 덜된 건 산미가 강하다.

성경에도 가난한 자들이 신와인을 대접하는 장면이 나온다.

와인을 병에 옮겨 담아 공기와 접촉시켜 강제 숙성시키는 걸 디켄딩이라 한다.

와인의 잠재력을 강제로 급속히 끌어내는 거다.

강제로 끌어낸 잠재력은 바로 산화되니 바로 마셔야 한다.

와인이 산화돼서 식초처럼 되는 거다.

와인 별명 "오늘, 어제보다 많이 웃자"는

내일은 이거보다 맛있는 와인을 마셔서,

오늘보다 더 웃게 될 미래지향적 별명인 걸로.

내일은 내일이 오늘이고 오늘이 어제일 테니까.

오늘 와인한잔 서현점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서현점이다.

여긴 매장이 좀 넓다.

이 날은 1차가 바로 근처여서 다행히 5분 만에 왔다.

오늘 와인한잔 메뉴판

자 골라보자.

오늘은 어떤 녀석을 조질지.

그래 오늘은 너로 정했다!

우리 꽃길만 걷자. 로버트가 극찬한 가성비 와인이란다.

"우리 꽃길만 걷자"

인사 시즌의 스트레스에 시기적절한 녀석이다.

이거 마시고 꽃길 좀 걸어보자.

카니버 까르베네 쇼비뇽. 가성비 좋다고 와인평론가도 인정한 와인이란다.

맛있다.

이거 마시는 동안은 꽃길 같다.

바디감이 4 정도는 돼야 되나 보다.

괜찮은 술을 맛있는 안주와 좋은 사람과 즐길 수 있는 게 꽃길이다.

어느 시인이 그랬다.

곱게 보면 꽃 아닌 풀 없고, 밉게 보면 잡초 아닌 꽃 없다고.

지금을 꽃길로 바라보자.

라는 개똥 같은 생각으로 감정 널뛰기를 하다 한병 더 달린다.

괜찮아 쓰담 쓰담, 스페인와인

감정 널뛰기하느라 정신없어 와인 사진을 못 찍었다.

쓰담 쓰담에 감동했나.

맛은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인사철 스트레스를 와인 별명으로 스토리텔링 하다 보니 발동이 걸렸다.

한병 더 마신다.

넌 정말 잘했어.

여기부턴 기억이 없다.

물론 맛도 기억이 안 난다.

웃긴 게 사진은 찍어놨다. ㅋㅋ

별명이 "넌 정말 잘했어"

이 별명 때문에 시켰을 거다. 

뭔가 쭈그리다.

이 와인은 맨 처음 올린 "오늘, 어제보다 많이 웃자"라는 별명의 스페인 와인과 가격이 같다.

바디감이 4여서 지금 보니 맛이 어땠을지 궁금하다.

나빴던 것 같진 않은데 만취 상태에서 뭔 맛을 알겠나.

간단하게 와인 한잔 하려던 게 세병을 마시고 기억이 끊겼다.

거기에 비해 다음날 숙취는 가벼웠고.

무리하게 과음한 술은 한동안 안 먹게 되는데 와인은 아직 입맛을 잃지 않았다.

개똥 같은 생각이라 했지만, 

그래도 맛있는 술은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건 역시나 즐거운 일이다.

오늘의 베스트 와인은 미국의 카니버 까베르네 쇼비뇽으로.

우리 꽃길만 걷자.

별명과 맛.

둘 다 Good~

[관련 글]

소고기와도 어울리는 와인 : 대도식당

오늘 와인 한잔 양재점
오늘 와인 한잔 서현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