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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제주 협재] 협재 삼춘네 횟집 - 가성비 최고 제주 해산물 맛집

부르릉방방 2020. 8. 17. 23:33

예전엔 휴가나 여행을 가면 숙소를 하루 이틀마다 옮겨 다니며 매일 서너개의 일정을 소화했었다.

한 곳이라도 더 가보고, 하나라도 더 보려고 참 부지런을 떨었던 것 같다.

주말에 집에서 쉰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일주일 동안 일한 후 가지는 자기 시간에 새로운 것, 새로운 곳을 경험하지 않고 쉬다니!

낭비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그 누구보다 높은 쇼파와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르렀고,

이젠 호캉스도 아닌 홈캉스가 좋다.

역시나 현재의 판단으로 미래를 장담하면 안되는 거다.

 

그래도 집에만 있을 순 없으니 여행을 가면 숙소는 가급적 옮기지 않는다.

한 군데에서 휴양.

협재는 두번째로 찾은 휴양지다.

몇년전 지나가는 숙소로 들린 이후,

이 곳에서 일주일을 보내는게 올해로 두번째다.

숙소와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다.

아이와 해변 이용하기 최고다.

 

근처에 맛집도 제법 많다.

그중 협재 해변 끄트머리에 있는 "협재 삼춘네 횟집"은 유독 기억에 남는다.

협재 삼춘네 횟집, 허름하다.

단품보단 코스 정식이 혜자롭다.

두 명이서 먹을 양이면, A코스나 B코스가 적당하다.

하지만, 오천원 차이에 갈치조림이나, 회를 포기하기엔 아쉽다.

식사량이 많으면 S코스를 추천한다.

남으면 포장을 해준다.

메뉴판, 가성비 혜자롭다.

전복죽이 맛있다.

참기름으로 맛을 낸게 아니라 전복 내장으로 맛을 낸 진짜 전복죽이란다.

해초 무침과 김치도 그럭저럭.

다만, 무말랭이와 어묵은 너무 달았다. 

전복죽과 밑반찬

갈치조림 양이 상당하다.

3층 갈치탑.

맨 아래층엔 무조림이 깔린다.

무조림도 맛있다.

양념이 참 맛있다. 

5천원에 갈치조림을 포기하고 A코스로 가기엔 너무 혜자롭다.

혜자로운 갈치조림, 갈치3층탑

광어회다.

이 집이 유독 기억에 남는 이유가 바로 이 광어회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지만.

입 짧은 7살 딸아이가 이 곳에서 회 맛을 알게 됐다.

여기서 회를 먹은 후 회를 좋아하고 찾는다.

다음 날도 이 식당에 가자고 졸라 저녁 시간에 왔는데 문을 닫았다!!!

제주도 식당은 문을 빨리 닫는다.

아이가 울었다.

근처 회 파는 식당들은 문을 다 닫아서, 

파스타 집에 갔는데 거기서 아이가 울음이 터졌다.

회 먹고 싶다고. ㅋㅋㅋ

결국 근처 마트까지 갔었는데 Sold out. 

다음 날 점심에 다시 와서 먹었다.

광어회, 7살 딸아이가 맛을 알게됐다.

고등어구이도 크고 맛있다.

이 것만 있어도 밥 두 그릇 먹을 듯하다.

올해는 윤달이 껴서 기온이 평년에 비해 한 달 정도 밀린 듯하다.

농사나 해안가 날씨는 음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지금이야 알고서 보니 그러려니 하지만, 

이걸 처음 어떻게 고안했을까 생각하면 참 신비롭다.

고등어 구이

해물뚝배기.

국물이 시원하다.

간이 좀 쎄서 식으면 좀 짜다.

펄펄 끓여서 나오니 따뜻할 때 먹어야 한다.

고등어도 해물뚝배기도 간이 쎄서 저녁내내 물이 많이 먹힌다.

해물뚝배기

음식은 조리된 대로 하나씩 나온다.

갈치조림이 제일 나중에 나왔던 것 같다.

입 짧은 딸아이 입맛의 지경을 넓혀 준 추억에 남을 식당이다.

전체 요리, 갈치조림이 제일 늦게 나왔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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